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로봇 관련 투자를 경북 구미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구미가 미래 AI 제조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부의 미래 산업 전략과 관련해 로봇 분야 투자 방향을 설명하며 구미를 직접 언급했다.
정부는 이날 반도체, 피지컬 AI(Physical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경쟁력을 이끌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했다. 특히 피지컬 AI는 인공지능 기술을 로봇과 제조공장, 물류시스템 등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미래 제조혁신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구미는 오랫동안 전자·모바일·디스플레이·부품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생태계, 숙련된 제조인력, 국가산업단지와 물류 기반 등은 로봇산업 발전에 필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로봇산업은 AI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센서, 모터, 제어기, 배터리, 통신기술 등 다양한 제조기술이 결합되는 산업이다. 이러한 기반을 갖춘 구미가 삼성의 로봇 투자 거점으로 거론된 것은 기존 제조역량이 미래 AI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발표는 삼성SDS가 추진 중인 구미 AI 데이터센터 사업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AI 데이터센터가 인공지능 연산과 데이터를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라면, 로봇 생산시설은 이를 실제 산업현장에 구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데이터센터와 제조시설이 연계될 경우 구미가 AI 기반 제조혁신의 실증과 생산을 아우르는 산업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이 회장이 "로봇 관련 투자를 구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사업 내용, 착공 시기, 생산 품목, 연구개발(R&D) 기능, 고용 규모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 형태가 완제품 로봇 생산인지, 핵심 부품 제조인지, 스마트팩토리 구축인지에 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달라질 수 있어 추가 발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제조업의 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같은 행사에서 피지컬 AI와 AI 로봇을 미래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분야로 제시하며 로봇 전문기업 육성과 산업 생태계 조성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정부 정책과 삼성의 투자 방향이 맞물리면서 구미가 국가 AI 제조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구미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로봇산업은 생산시설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AI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계·전자 융합 인재, 연구개발 기관, 테스트베드, 규제 개선, 지역 대학과의 협력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반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구미가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AI 제조혁신을 선도하는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와 함께 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 역량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번 이재용 회장의 발언은 구미가 삼성의 미래산업 전략에서 다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성과는 향후 발표될 구체적인 투자계획과 후속 사업 추진 과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